잉글랜드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앨런 러셀이라는 세트피스 코치를 영입하였습니다 그리고 다가온 월드컵에서 기록한 12골 중 무려 9골을 CK, PK, FK을 통해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기록은 비단 잉글랜드에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무려 세트피스 득점이 총 68골이 터져나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축구장에서 선수 간 약속한 상황이 가장 뚜렷하게 두드러지는 '세트피스 전술'을 울브스가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어떻게 준비하였을까요?

<1>
상대적으로 높이에 부담을 안고 있는 팀은 현재 세트피스 수비를 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콤파니의 이적 이후 세트피스 실점이 팀 실점에서 굉장히 높은 비율을 차지한 가운데 맨체스터 시티는 11명의 선수가 전부 박스 안에서 수비에 가담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울브스도 센터백 코너 코디와 골키퍼 파트리시우를 제외한 모두가 세트피스 공격에 가담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장면에서 확인해야할 것은 박스 안에 선수는 4-5명 정도 뿐이라는 점입니다.
코너킥 키커를 제외하더라도 박스 안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가거나 제공권이 좋은 팀 동료에게 더 좋은 기회를 주기위해 유인 혹은 블락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생각되는 것과 반대되는 상황입니다.
특히나 제공권에서 뚜렷한 장점을 보이지 않는 포덴세와 무티뉴가 박스 안에 자리를 잡고 있으며, 슈팅 능력이 좋은 네베스는 박스 바깥에 그리고 트라오레는 박스 측면 외곽에 위치한 것 또한 두드러지는 특징입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5명의 수비수가 지역 방어의 형태를 가져가며 6야드 선상에서 수비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또한 그보다 바깥에서 로드리-멘디-제수스가 보다 선수를 막기 위해 위치하는 수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털링과 포든은 각자 코너킥에서 이어지는 플레이 예를 들자면 짧게 가까운 선수에게 내어주거나 박스 외곽으로 길게 내어주어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등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위치하고 있습니다.
<2>
세트피스 키커인 네투가 킥을 하기 전 울버햄튼은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에 혼란을 야기할 움직임을 가져갑니다.
박스 안에 위치하던 무티뉴가 네투에게 짧게 볼을 이어 받을 것처럼 큰 반원을 그리며 뛰어나가고 이를 확인한 제수스는 멘디와 공간이 벌어지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또한 KDB 역시 이를 인지하였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상황은 그 이후에 발생합니다.
역시나 맨체스터 시티의 5명의 수비진이 구축한 지역방어 존에서 위치하던 포덴세가 무티뉴의 뒤를 따라 볼을 받으러 움직이고 KDB는 완벽하게 그의 유인을 쫒게되면서 5명으로 구성된 지역 방어 형태가 4명으로 감소하게 되고 맨체스터 시티의 니어 포스트를 페르난지뉴가 맡게 되었습니다.

<3>
앞서 무티뉴는 '가짜'의 유인의 움직임을 가져갔다면 포덴세의 움직임은 '진짜'였습니다.
이에 KDB와 스털링은 위험 공간에서 크로스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볼을 가진 울브스 선수들에게 더욱 다가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제공되었고 측면에서의 수적 싸움은 후방의 트라오레까지 3v2로서 울브스가 유리한 상황이었습니다.
네투가 건내준 볼을 받기 위해 전진하였으며 포든과 제수스는 앞서 뛰어나간 무티뉴와 포덴세의 영향으로 박스 바깥으로 점차 자신의 자리를 이탈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양쪽 스토퍼 사이스와 볼리는 멘디와 로드리에게 부담을 주며 박스 바깥에 있는 네베스에게는 마크가 없는 채로 넓은 공간이 제공 되었습니다.
<4>
포덴세는 볼을 받은 후 네투에게 볼을 다시 건내줍니다. 이 과정에서 스털링은 후방에 위치한 트라오레를 확인하였으나 접근하기 어려운 거리가 되었습니다.
또한 네베스는 사이스와 볼리가 각자 멘디와 로드리를 묶어두고 따라나간 제수스와 포든의 시야에서 벗어나 굉장히 좋은 위치에서 차후 공격을 대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제공권이 좋은 골게터 라울 히메네즈는 니어 포스트 쪽으로 움직이며 제공권에서 비교적 우위를 갖고 페르난지뉴와의 경쟁을 위해 이동했습니다.
측면에서 포덴세가 네투에게 볼을 뒤로 이어주는 과정에 따라 맨체스터 시티의 지역방어를 하던 4명의 수비진은 6야드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이동하며 상대에게 내어줄 공간을 최대한 적게 주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5>
네투는 뒤의 트라오레에게 볼을 연결하였습니다.
이때, KDB는 포덴세를, 스털링은 네투를 쫒으며 앞서 언급한 수적 우위에서 이점을 가져가지 못한채 프리하게 트라오레를 두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트라오레에게 가까이 있던 포든이 먼거리를 이동해 공격 과정을 방해했고 제수스는 이에 따라 무티뉴를 견제하며 박스 바깥까지 따라나갔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페르난지뉴는 박스 안에서 마크 없이 전진하는 네베스를 확인하게 되고, 간격을 좁히며 히메네스는 비교적 수적 우위에 있는 4인의 수비진에게 맡기는 선택을 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볼리와 사이스가 굉장히 전투적이고 공격적으로 골키퍼와 수비진의 사이를 노리는 움직임을 가져감에 따라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 6명은 2명을 막는데 급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팀의 주포인 히메네스는 자유로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6>
트라오레의 크로스는 니어포스트로 향했고 위치하던 히메네스와 네베스에게로 향했습니다.
페르난지뉴가 경합을 했지만 크로스도 정확했으며 2v1로 심지어 제공권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이는 히메네스를 상대하기엔 역부족 이었습니다.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지역방어의 수비 그리고 효율성이 떨어지는 숫자 싸움이 큰 화를 불러올 뻔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는 언제나 수적 우위를 차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이것이 마땅치 않을 때에도 좋은 선수의 능력을 바탕으로 질적 우위라도 가져가 팀을 승리로 이끄는 냉혹한 승부사이자 굉장히 유리한 확률을 가져오려는 겜블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울버햄튼이 준비해 온 코너킥에서의 공격을 막아내는 모습을 굉장히 실망스러웠습니다.
중앙 수비수 구성이 아케와 스톤스로 뾰족하게 공중볼에 장점이 있는 조합은 아니었기에 더욱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나
상대의 유인에 모든 선수가 넘어가고 특히나 맨체스터 시티의 6명의 선수가 장신의 스토퍼 2명을 막아내기 위해 놓치는 선수가 존재한 상황에 대해서 분명히 보완이 필요할 것입니다.
울버햄튼은 조직적인 팀 특히나 팀의 구성원이 크게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백 3와 높은 타점을 지닌 최전방 공격수를 보유한 팀이 보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나 유려하게 상대를 유인하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그 약속된 움직임에 맞추어 수적, 질적, 신체적 우위를 활용하여 세트피스 공격에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낸 모습은
얼마나 약속된 플레이가 중요하고 조직된 팀이 강할 수 있는 가를 보여주는 좋은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